일본 · EPISODE 01분할 회수

오래된 거래처의 사정

관계를 끊지 않고 분할변제를 만들다

서로를 오래 알아온 거래였지만 채무자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지급이 멈췄습니다.

채권 유형
수출대금
채권 금액
USD 110,000
채권자
서울의 수출하는 개인사업체
채무자
일본의 기업체
회수 단서
지속적인 현지 협상

Original Story

전체 이야기

채권자와 채무자는 오래 거래를 해온 사이였습니다.
따라서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다른 조사나 정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채무자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변제하기 힘들다는 것이었고, 채권자는 자기도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선적을 해줬으니 그 대금은 반드시 받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채무자는 사업을 지속하고 있었고 연락이 되는 상태였습니다.

현지 파트너가 채무자와 접촉을 시도했고 연락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채무자의 입장은 똑같았습니다.
형편이 어려워서 당장 변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채무자를 현지에서 지켜보고 조사해본 현지 파트너도 채무자가 한 번에 변제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귀띔해 줬습니다.

채권자는 당장 다 내놔라, 채무자는 돈이 없다.
언제나 듣는 말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채무자의 태도가 배 째라는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채권자에게는 채무자의 형편이 좋지 못하다는 자료를 제공하고, 채무자에게는 채권자가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고 한다며 압박했습니다.
그렇지만 양측이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래도 잘못이 있는 채무자가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변제를 하겠지만 형편이 어려우니 USD 70,000로 깎아 달라.
어쨌든 제안이 왔으니 채권자를 설득했습니다.

−우리가 봐도 채무자의 현 상황으로 이 돈을 다 갚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니 약간 감액해주고 빨리 회수하도록 하자.

그렇지만 채권자는 펄쩍 뛰었습니다.

7만 불은 말도 되지 않는다. 내가 너무 손해를 본다.

실제로 일본에서 법적조치를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감액해주고 정리하는 것이 더 이득입니다.

나는 한 푼도 깎아줄 생각이 없다. 전액 다 받아야겠다.

대화가 허공을 맴돌았습니다.
답답했습니다.
그렇다고 한 번 대화가 트였는데 물꼬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게 되는 것이 채권추심이기 때문입니다.
채무자에게 분할변제를 제안했습니다.

11만 불을 한꺼번에 갚을 수 없다면 분할변제를 받아주겠다. 한 달에 얼마나 변제할 수 있냐?

한 달에 1,000불씩 변제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전혀 여유가 없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 총액이 11만 불인데 한 달에 천불씩 변제해서 언제 다 갚겠다는 거냐? 그게 갚겠다는 말이냐 안 갚겠다는 말이냐?

안다. 그렇지만 돈이 없는 걸 어떡하냐?

채권자에게 그 말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더 설득할 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채권자는 한 달에 천불씩 분할 변제하겠다는 안을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단 한 푼도 깎아줄 수 없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한 달에 천불이면 10년이 걸리고, 그때까지 채무자가 영업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또 분할변제라는 것이 언제 끊일지 모른다. 몇 번 변제하고 회사 문 닫고 도망가거나 모르는 척 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금융비용을 생각하면 일부 감액해주고 한꺼번에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일 수도 있다.

아마 어쩌면 저도 퇴사하고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채권자도, 채무자도 지독했습니다.
여전히 서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1,000불씩 변제 받기로 했습니다.
분할변제라는 것은 항상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쌓여있습니다.
더구나 10년 분할이라니요.
2~3만 불 받으면 잘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채무자와의 접촉을 놓치지 않고 매달 변제를 받았습니다.
의외로 채무자는 거의 매달 변제했습니다.
도중에 가끔 힘들다고 거르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형편이 풀리면 2,000불씩 변제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채권자도 채무자도 지치지 않고 잠적하지 않고 꾸준히 변제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파트너는 주소지를 확인하고 잔액확인서를 보내서 잔액을 맞추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은 잔액에 대해 일시변제에 대해 몇 번 시도를 했지만 매번 결렬됐고 분할변제는 그대로 지속됐습니다.

그렇게 변제를 받으며 정산을 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채무자로부터 5,000불이 입금되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한 번에 이렇게 많은 금액을 입금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확인해봤더니 채권 잔액이 5,000불이었습니다.
10년이 다 지난 것입니다.
말이 10년이지 일상적인 분할변제의 경우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동안 채권자도, 채무자도, 심지어 저까지도 모두 제 자리에 있었습니다.
단 한 푼도 깎아주지 않고 10년 동안 꾸준히 받아 그 지독하고 잔인한 채권금액 모두를 받아냈습니다.
그렇게 채권회수가 종결됐습니다.

제 임무는 완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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