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Story
전체 이야기
플라스틱 원료를 수출하는 업체에게 UAE의 두바이에서 거래를 하자는 메일이 왔습니다.
‘홈페이지를 봤다.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는데, 지금 재고가 떨어져서 곤란한 상황이다. 급히 보내줄 수 있겠느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품목과 수량, 그리고 원하는 단가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지금 자신들의 처지가 다급하니 물품을 언제까지 꼭 선적해줘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단가가 좋았고 FULL ADVANCE 조건이고 재고도 충분했으므로 수출업체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며칠 후 서로의 조건을 맞추고 나서 송금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니 언제까지 꼭 선적해달라는 부탁도 덧붙였습니다.
수출업체가 준비됐다고 하자 이튿날 송금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메일로 송금증을 같이 보내왔습니다.
송금증을 확인한 채권자는 약속대로 서둘러서 선적했습니다.
이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송금의 경우 하루 이틀 정도 입금과 시차가 나는 것은 빈번한 일이고 은행에 따라서는 며칠씩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오래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통장에는 입금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송금했다고 했고, 송금증도 확인했는데 수출업체의 통장에는 입금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무슨 일일까 하여 수입업자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수입업자는 태연하게 송금했으니 곧 입금되지 않겠느냐, 그 돈이 어디로 가겠느냐 하면서 오히려 이상하다는 태도였습니다.
입금통장의 계좌번호도 확인하고 SWIFT도 확인했지만 잘못된 것이 없었습니다.
수출업체에서도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입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불행한 예상은 항상 적중하는 법이거든요.
끝내 입금은 되지 않았습니다.
수입업체는 조금씩 연락이 어려워지더니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습니다.
불안, 초조, 짜증, 허탈, 좌절, 당혹, 황당, 분노
많은 감정들이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교차되곤 했습니다.
이게 그 가짜라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걸 보고 진짜 송금증인 줄 알고 선적한 겁니다.
선적하고 나서 기다려도 입금은 되지 않았구요.
네, 그렇습니다.
약간 검게 스캔됐지만 송금증이 분명했습니다.
위조된 송금증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약간 검은색이 눈에 거슬렸을 뿐입니다.
진품과 뭐가 다를까요? 엇! 날짜가 위조된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날짜가 위조된 것이더군요.
아주 교묘하네요.
네, 무엇이 다른가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었어요.
사기꾼이네요.
네, 완전히 의도적으로 사기를 친 거죠. 어떻습니까? 회수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네? 어려워요?
네, 어렵습니다. 저희들이 취급하는 사건들이 대부분 물품대금 청구사건이지 이런 사기사건은 드뭅니다. 이렇게 대놓고 사기를 친 놈들을 처음부터 돈을 주지 않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회수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채무자와 연락이 될 지도 의문입니다. 곧 폐업하고 다른 법인을 OPEN할 겁니다.
서로 한숨만 깊어졌습니다.
그 당시에만 해도 처음 보는 케이스였습니다.
해외 채권추심이라는 것이 물품대금, 공사대금, 용역대금 등이었지 이런 사기사건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방법이 없습니다. 이 금액을 모두 못 받으면 우리 회사는 타격이 너무 큽니다. 이 돈이 우리 회사에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한 번 시도해봐 주십시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꼭 회수하고 싶지만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먼저 현지 파트너에게 사건을 보내보겠습니다. 두바이에 오래 거래해온 믿을 만한 파트너가 있습니다.
그렇게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사건을 두바이로 보내게 됐습니다.
사건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사기를 칠 목적으로 벌인 일이다.
거래를 하다가 어쩌다 자금경색으로 변제하지 못한 케이스가 아니다.
사기칠 목적으로 접근한 저급한 범죄인들이다.
현지 파트너는 특별한 반응 없이 사건을 받았고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진행했습니다.
한 달쯤 지나서 파트너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채무자와 연락이 됐다.
아직도 현업중이다.
전문 사기꾼이 아니라 현지에서 멀쩡하게 사업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에 더 놀랐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일까요?
한국에서는 두바이에 채권추심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벌인 짓일까요?
두바이의 변호사가 채무자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모든 법적조치를 불사하겠다고 하며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채무자를 압박했고 그 말에 놀란 채무자가 파트너 변호사의 압박에 매우 당황하여 바로 변제하겠다고 했습니다.
채권자가 추심 의뢰한 지 2개월이 되지 않아 한꺼번에 전액 회수했는데, 채권자가 UAE와 파키스탄의 2개 사건을 같이 의뢰하였는데 두 사건이 같은 날 동시 입금되어, 아직까지도 같은 날 의뢰하고 같은 날 입금된 유일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