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EPISODE 02회수 성공

중국 자동차 기업과의 거래

대면 설명에서 시작된 고액 회수

중국의 대형 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한 사건은 서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거래 구조가 복잡했습니다.

채권 유형
수출대금
채권 금액
USD 300,000
채권자
수출하는 중소기업
채무자
중국의 10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
회수 단서
사건 구조 정리

Original Story

전체 이야기

이번 주 중에 내려와 주실 수 있습니까?

꼭 가지 않아도 서류를 보내주시면 비대면으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안됩니다. 꼭 만나 뵙고 사건을 설명하고 계약하고 싶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출장비도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출장비는 지원해주시지 않아도 됩니다만,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출장비를 지원해드리겠다고 하는 겁니다.

거기까지 가서 상담했는데 계약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죠? 저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버리는 것이 됩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다른 방법이 있으니 조금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비용을 보전해드리겠습니다. 꼭 뵙고 싶습니다.

팀장과 신입사원 둘이 애절하게 와달라고 하는데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가르쳐주는 대로 달리는데 전혀 모르던 새로 난 고속도로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깜깜한 새벽에 어디서 거대한 시꺼먼 물체가 달려와서 날 덮치고 가도 모를 가로등도 없고,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꿈길 같은 고속도로였습니다.
어쩌다 멀리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가 한 대 있으면, 다행이구나. 내가 현실세계에서 운전하고 있구나 하며 반갑고 안도하곤 했습니다.
해가 떠오르면서 점점 도로에 차가 늘어나고 길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 4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였는데, 2시간을 넘게 달렸는데도 2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달려 약속시간에 늦지는 않았습니다.

팀장과 사원은 회의실 안팎에서 서성이며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상담하러 가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도 처음이었습니다.

채무자는 들어보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깁니다.

하며 서류를 한 뭉치 내밀었습니다.
유선 상으로 들어 대충 짐작하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들어본 사람들이 꽤 많았을 사건입니다.
중국의 상당히 큰 회사인데 이 회사를 비롯하여 이 회사가 소속된 그룹이 무너지면서 피해를 본 국내기업이 상당히 많았고 금액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사건이었습니다.
그 기업이 파산하기 전이었습니다.

일부는 받았습니다. 나머지는 불투명합니다.

회사 사정은 어떻다고 합니까?

아직은 괜찮다고 합니다.

그것은 믿기 힘 드네요. 이 정도 규모의 회사가 이 정도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는데 괜찮다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그쪽 얘기로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채무자 쪽은 누구와 접촉하고 있습니까?

회계담당자와 브로커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브로커요?

사연이 조금 복잡했습니다.
그 브로커가 수출에 기여했고 라인을 열어준 것은 맞지만 또 그로 인해 미수채권금액이 더 늘어나고 추심의뢰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입니다.
수출시장을 개척하기 힘들고, 겨우 개척해도 미수가 발생하거나 이런 경우처럼 가운데 누굴 통해야 겨우 수출길을 열 수 있고 그걸 이용하는 사람도 생기는 법입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 이상의 요구가 따라왔습니다.
그 브로커와의 접촉도 부탁했습니다.
그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를 부탁하고자 굳이 저를 직접 만나자고 했던 것입니다.
몇 가지 조건을 조율할 것이 있어 큰 틀의 합의만 하고 나왔습니다.

나쁜 조건은 다 갖춘 사건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회사가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큰 회사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 정도의 소액채권은 말도 붙여보지 못하게 됩니다.
중국 정부차원에서 나서서 처리할 만큼 큰 사건입니다.
여기에 브로커까지 끼어 있다니 최악 중의 최악입니다.
그때 올라오는 길에 내려갈 때 보지 못했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모습을 보면서 올라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조건을 조율하고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벚꽃을 볼 때와 같이 마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채권자에게 그런 상황도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처음 추심을 시작할 때는 회사는 정상으로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일시적인 CASH FLOW의 문제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건 어느 채무자나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큰 회사라고 해도 돈을 주지 않은 채무자는 마찬가지입니다.
10만원을 갚지 않았든, 10억 원을 갚지 않았든 같은 채무자입니다.
적게 빚졌다고 가벼운 채무자가 아니고, 많이 빚졌다고 폼 나는 채무자도 아닙니다.
채무가 1조가 넘어가자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던 기업총수도 있었지만, 제가 동시에 관리한 채무가 1조원이 넘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 중 어떤 채무자에게도 돈 내놓으라는 말을 삼간 적 없습니다.
젊은 시절 돈 받으러 갔다가 양복이 찢어진 일도 있었지만, 결국 그 녀석은 구속됐고 저는 돈은 받았습니다.

어차피 돈이 나오지 않으면 변제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돈은 언제 됩니까?

조만간 유럽의 큰 자동차 회사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로 돼있습니다. 곧 들어온다고 했으니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그 큰 회사에서 돈이 들어오는 것이 우리가 신용카드 쓰는 것처럼 금방 될 것 같습니까? 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까?

쉽지 않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일어설 힘이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브로커의 말을 들어보니 이런 조짐이 일어난 것이 벌써 꽤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걸 말하지 않고 감추고 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그걸 추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 브로커와의 연결도 끊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연결도 오래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불과 몇 달 후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온 서류와 당사의 서류를 챙겨서 채권자가 회계처리를 할 수 있게끔 보고서를 꾸며줬습니다.

죄송합니다. 추심이 너무 늦었습니다. 채무자가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이제 더 이상 추심을 할 수 없습니까?

네, 파산한 채무자에게는 추심을 중단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내드린 서류로 회계처리를 하십시오. 그리고 저는 변호사와 협의하여 파산관재인에게 채권신고를 할 수 있으면 하도록 하겠습니다.

채권신고는 왜 하는 겁니까?

아, 그건 채무자의 자산으로 세금, 임금 등의 물권적 채무를 모두 변제해도 남는 자산이 있으면 그 다음에는 채권자에게 채권금액 대비해서 비율 배분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래서 파산관재인이 채권신고를 하라고 하는데, 아직 중국에서는 한 번도 배당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세금과 임금도 다 충당하지 못하고 말죠.

그렇군요. 애만 쓰시고 성공보수는 전혀 받지 못하시게 됐네요.

별 수 있나요. 그게 저희들의 일인걸요.

그렇게 사건을 마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심의뢰가 너무 늦었고 채무자가 너무 많은 채무에 의해 파산하는 바람에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몇 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현지 파트너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잘 지내시죠?

여전합니다.

그 자동차회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있습니다.

망한 회사가 살아나기라도 했나요?

아뇨. 그건 아니구요,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던가요?

일부 배당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뭐라구요? 배당이 된다구요? 이제 와서요? 파산 절차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까?

저도 처음입니다. 배당이 끝나도 벌써 끝났을 시간인데 이제야 배당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이상하고, 또 배당이 되면 됐지, 될 것 같다는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혼란스럽네요.

저도 황당합니다만 말씀은 드려야겠고, 또 준비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어떤 준비죠?

중국에서 해외로 송금이 잘 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아직도 중국에서 외화송금이 어렵습니까?

네, 고액 송금은 허가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그래서 연락드린 겁니다. 혹시 채권자법인의 중국 지사나 채권자 대표명의의 중국 통장이 있는지 알아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송금이 가능합니까?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계좌를 확보한 후에 파산관재인에게 요청하려고 합니다. 중국의 계좌로 받아서 한국으로 조금씩 이체하면 되니까요.

잘 아시겠지만 저도 난감합니다. 벌써 몇 년이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채권자에게 괜히 연락해서 기대만 하게하고 입금이 안 되면 어쩝니까? 다른 사건과 달라서 이건 수습하거나 해결할 방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힘들게 연락드린 겁니다. 입금에 대해서는 말도 꺼낼 수 없는 입장인데 계좌를 묻는다면 굉장히 입장이 난처하실 거라는 것 이해합니다.

괜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채권자는 이미 오래 전에 대손처리까지 끝난 사건인데. 입금을 확신합니까?

그렇게 여쭤보신다면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추심업계의 상황인데. 오늘 배당하다가 내일 갑자기 배당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가보다 해야 하는 곳이 중국이구요.

참으로 난처한 입장이네요.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 속으로 들어가야 하네요.

그렇다고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채권자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이미 팀장은 회사를 떠난 후였습니다.
그것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러 신입사원은 과장으로 승진해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절대 입금을 기대하지 말라.
그렇지만 중국의 계좌는 알려 달라.
과장은 흔쾌히 답변했고 며칠 후 대표명의의 중국계좌를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입금될 것이 있긴 합니까?

아닙니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정리하다보면 몇 푼 남을 수도 있어서 그것 때문에 파산관재인이 문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돈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네, 알겠심더. 대표님께도 그렇게 보고하죠.

기대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잔뜩 기대하고 있었고 계좌를 파트너에게 보내줬습니다.
그때부터 날짜가 지날 때마다, 달력이 뜯겨질 때마다 떠올랐지만 채권자도 파트너도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또 1년이 지났습니다.
가장 참을성 없던 사람은 저였습니다.

무려 1년이 지났습니다. 어찌 된 겁니까?

파트너에게 갑갑하다며 물어봤습니다.

연락하실 때마다 왜 이 사건을 물어보지 않으시는가 하고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저도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아직도 답변이 없습니다.

답답하군요.

그런데 이 사건이 특이한 것이 자기들이 먼저 배당해주겠다고 해서 시작한 것이에요. 그러니 분명히 주겠다는 뜻이 있기는 있을 겁니다. 돈을 안 주겠다는 것은 아닌데 중국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배당해주겠다는 말을 한 이후 1년이 걸리도록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이해하기 어렵네요.

저도 갑갑합니다. 여태 채권추심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디 물어볼 데도 없습니다. 다른 업체들도 같은 입장이라고 합니다.

같이 기다리고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또 기다리는 수밖에 없네요.

지금은 돈을 주는 걸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아무튼 저는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알아보신다고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답답한 심정에 문의 드린 것뿐입니다. 아무튼 애써주십시오.

줄 듯 말듯하면서 그렇게 시간은 지났습니다.
또 일 년이 지났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포기하고 잊으려고 노력할 때쯤 채권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심더.

뭐가요?

중국에서 뭐가 입금된 것이 있는데예,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심더.

그렇군요. 그럼 우선 입금증을 보내주십시오. 제가 현지에 확인해보겠습니다.

입금증을 받아보고 파트너에게 전화를 걸기도 전에 전화에서 음악소리가 울렸습니다. 파트너에게 설정된 그 음악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찌 된 겁니까? 그리고 예상보다 큰 금액이 입금됐는데요?

맞습니다. 오늘 송금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금액도 좀 됐습니다.

참, 이 일을 오래했지만 이런 경우는 뭐라고 형용할 수가 없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특이한 케이스라서 도무지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오래 일을 하니 여러 가지 사건이 생기나 봅니다.

오랜 시간 애 많이 쓰셨습니다.

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장 오래 걸린 기다림, 터무니없을 정도로 갑작스런 송금 소식, 느닷없는 입금.
뭐 하나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었습니다.
파트너와 몇 년간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끙끙대며 속을 끓이던 시간이 아직도 절절히 생각납니다.

비슷한 상황이 떠올랐다면,
그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세요.

자료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국가와 거래 경위부터 차근차근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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