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EPISODE 01회수 성공

세 번째 거래에서 생긴 일

주문제작 기계의 지급이 멈췄을 때

앞선 두 번의 거래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독일 제조업체가 주문제작 기계를 받은 뒤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채권 유형
기계 수출대금
채권 금액
USD 800,000
채권자
기계부품 수출업체
채무자
독일의 기계 제조업체
회수 단서
주문·제작 승인 자료

Original Story

전체 이야기

주문제작한 물품에 대한 지급이 거절되면 회사 전체가 당황하게 됩니다.
더구나 이전 두 번의 거래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기계를 선적해서 보냈는데 발주처에서 느닷없이 지불을 거절하면 어찌 할 바를 모릅니다.
채권추심에 대해 회의를 하자고 해서 갔더니 혼자가 아니라 서너 명이 굳은 표정으로 나와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긴장했는지 그 흔한 차 한 잔도 없이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채무자 회사도 상당히 규모가 있는 회사 같던데요.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아무런 걱정 없이 기계를 보냈던 겁니다.

그런데 왜 돈을 주지 않는 겁니까?

표면상으로는 부품의 하자 때문입니다.

부품에 하자가 있었습니까?

네, 그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사에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 부분은 청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청구하지 않고 나머지 정상적으로 제작된 부분만 청구하겠는데도 변제하지 않습니까?

채무자가 다른 CLAIM도 제기했습니까?

네, 기계의 운전에 문제가 있어서 우리 기술자들이 현지에 가서 수리하고 교육시켜줘서 현재는 관리와 작동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CLAIM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생각해도 됩니까? 즉, 채무자가 어떤 다른 CLAIM을 제기해도 무시하면 되느냐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사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이게 그 서류입니다.

테이블 위에 각종 도면이 그려진 설계도와 양사가 서명한 합의문 등의 서류가 촤르륵 펼쳐졌습니다.
쉽게 끝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명이 참석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오더 받고 수출한 담당자, 제작 담당자 모두 참석해서 설명했습니다.

이게 첫 번째 부품의 하자 부분에 대한 합의서입니다. 그리고 이건 두 번째 부품 하자에 대한 것인데 이게 문제입니다.

두 번째 문제도 있군요.

네, 이것이 좀 복잡합니다.

잠깐만요. 아까 말씀하시길 첫 번째 부품과 두 번째 부품, 그리고 운전이 되지 않은 고장. 또 다른 것도 있습니까?

아닙니다. 그 세 가지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품은 사실 당사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럼 인정하시는 것은 첫 번째 부품의 불량. 그리고 교육과 시운전 미숙으로 인한 운전불량. 이 두 가지만 인정하시는군요.

네, 인정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장이고 채무자의 의견은 다른 것이죠? 뭐가 다른가요?

첫 번째 부품의 불량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그 부품대금은 청구대금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운전불량은 당사에서 가서 해결해줬기 때문에 문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 와서 교육받고 간 직원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죠. 그건 서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부품은 설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채무자의 잘못입니다.

설계는 우리가 하지 않았나요?

네, 그렇지만 어떤 부분은 사용자가 선택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선택이 잘못돼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복잡한 기술적인 문제가 이어질 기세였습니다.
더 이상은 곤란합니다.

알겠습니다. 거기까지 하겠습니다. 그 문제의 부분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습니까?

네, 24만 불입니다.

뜻밖이었습니다.
의외로 명확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계량화할 수 있죠?

그건 그 부품이 하나의 어셈블리, 즉 한 덩어리로 돼있어서 그렇습니다.

아, 그렇군요.

금액은 서로 일치합니다. 책임소재가 서로 달라서 그렇지.

그건 나중에 따져보기로 하고 일단 정리해보겠습니다. 총제작비 80만 불 중에서 32,000불은 인정하는 것이고 24만 불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528,000불은 무조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네요.

맞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768,000불을 청구하길 원합니다.

그 금액으로 독일에 사건을 보냈습니다.
채무자는 독일에서 현업을 하는 중견기업이었으므로 쉽게 연락이 됐고 추심을 이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사건은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채무자가 선임한 변호사는 채무자의 주장만을 되풀이 했습니다.
제작사가 잘못 제작했다.
그러니 그 금액을 모두 차감해야 인정하겠다.
더구나 납기도 지연되어 그 금액도 차감해야겠다.

채권자는 너희들이 주문한 대로 제작했다.
직원 교육까지 해줬고 모자란 것은 독일 현지까지 가서 보충 훈련까지 시켜줬다.
어떻게 그것이 모자라다고 할 수 있냐?

현지 파트너의 진행도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개월간 지켜보다가 팀 내 회의를 거쳐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현지 파트너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채권추심이 추심담당자를 변경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다른 사건은 잘 처리해왔던 파트너였습니다.
그렇지만 사건에 따라 소위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랜 경험으로 이번 사건이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채권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 파트너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파트너도 지지부진하고 지난한 협상에 질렸는지 쉽게 계약을 해지해줬습니다.
다시 추심이 시작됐습니다.

두 번째도 시작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채무자의 전략은 변함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 변호사는 약간 다른 전략을 짰습니다.
채무자 변호사와 둘만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즉, 변호사 대 변호사로 대화를 나눈 겁니다.

우리 의뢰인이 잘못한 것은 인정하겠다. 그렇지만 너의 의뢰인의 주장은 너무나 터무니없지 않느냐? 변호사 대 변호사로 말해보자. 내 의뢰인의 잘못을 일부 인정할 테니까 너도 네 의뢰인의 잘못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라.

나도 알고 있다. 내 의뢰인의 어거지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네 의뢰인도 너무 양보를 하지 않는다.

그럼 이렇게 하자. 나는 내 의뢰인의 잘못을 말하고 법적으로 어디까지는 최소한 책임져야 한다고 설명할 테니 너는 네 의뢰인을 설득해주라.

좋다. 나는 내 의뢰인이 수긍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가져올 테니 너도 네 의뢰인의 최소금액을 가져와 주라.

채권자와 채무자가 나누면 끝이 없을 대화가 변호사 대 변호사로 대화를 하니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현지 파트너는 저에게 사실대로 전해줬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채권자에게 받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을 받아내 달라.
진행은 급하게 진전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입니다.
돈을 서로 양보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건 결코 쉽지 않고 사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뉘는 문제였습니다.
어느 정도 안을 가지고 가면 결재과정에서 부결나기도 하고, 시간이 지체되면 금액을 조금 깎아줘서라도 빨리 받아내라고 독촉받기도 하고 이래도 다그치고 저래도 혼나는 판국이었습니다.
그건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합의를 이루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결국 채권자가 원하는 최대금액, 채무자가 원하는 최소금액에서 절충이 이루어졌습니다.
채권자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오래 걸렸고 중간에 파트너를 변경하는 일까지 있었지만 다행히 채권자가 만족할 만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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